오늘은 세이노의 가르침이라는 책을 리뷰해보려고 한다.
세이노의 가르침은 개인적으로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아빠 가난한아빠 이외에 읽어보고 싶던 책이었는데, 제본해서 파는게 영 내키지 않았었고 읽으려고 사둔 책들이 점점 쌓여가면서 내 기억속에서 잊혀져갔다.
그렇게 세이노의 가르침이라는 책을 길게는 2년 가량 잊고 살던 어느날, 교보문고에서 미사용 마일리지 사용기한이 만료될 예정이니 모두 소진하라고 안내문자가 왔다. 그래서 책이나 한권 더 사려고 오랜만에 교보문고에 들어갔는데 눈에 띄는 책 한 권, 세이노의 가르침이 보였다.
책에 대해 알고있는 정보라고는 자기계발 도서이며, 출판하기엔 어려운 직설적인 어투로 글이 작성되었다는 것 정도. 그런데 웬걸? 어떤 이유 때문에 지금 교보문고에서 판매 예정이며 가격은 또 왜 이렇게 저렴한지..
최근들어 돈, 자산, 자기계발에 대한 책에 관심도 많고, 이것저것 둘러보기 귀찮으니 아무 생각없이 바로 구매버튼을 눌러버렸다. 사전예약 비슷한 걸 해버려서 그런지 보통의 책과는 다르게 하루, 이틀 뒤에도 받아보지 못하고 또 잊고 지내길 몇주.. 드디어 책을 받았는데 생각보다 두꺼웠다.
사실 책보다는 함께 구매한 교보문고 룸스프레이가 너무 기분좋은 소비였기 때문에 책은 또 한동안 책꽂이 신세였다. 책을 읽는 것도 습관이라 한 번 손을 놔버리면 한동안 책 한장도 읽지 않게되길 마련. 사실 몇개월전 원씽(The One Thing)을 마지막으로 3개월 정도 독서를 쉬었는데 다시 삶에 대한 의지와 돈을 많이 벌었으면 하는 욕망이 살아나면서 드디어 책을 펴서 읽기 시작했다.
책은 굉장히 투박하고 심플했다. 마케팅이며 디자인이라고는 크게 신경쓰지 않은 느낌. 쓸모없는 모든 것들을 빼고, 여백조차도 최대한 줄여 종이를 가성비있게 쓴 것 같았다. 첫 페이지부터 세이노에 대한 소개, 책을 어떻게 출간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는데 이때부터 책에 대한 신뢰도가 급격히 상승했다. 아 이사람 찐이구나 하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700페이지 분량의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몰입하여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책의 목차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는데 개인적으로는 마인드, 돈에 대한 관념,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 정도로 분류해보고 싶다. 세이노의 가르침은 세상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나 또한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들에 대한 관점을 많이 바꿔주고 세상을 좀 더 냉철히 들여다볼 수 있는 눈을 키워준 것 같은데, <1부. 아무것도 가진 게 없다고 느껴질 때>에서는 근로에 대한 마인드를 많이 바꿔주었다.
최근 세대들의 칼퇴 문화, 주 52시간에 대한 이슈 등과 개인적으로 취업시장에서 느낀 박탈감, 원치않는 직장에서 반복적 업무를 통해 얻는 피로감 등으로, 나는 무엇보다 워라밸에 집착하는 사람이었다. 이런 생각에 조금씩 금이가기 시작한 것은 성공을 향해 달리는 수많은 사람들이 열정적으로 일을 대하는 자세를 영상매체를 통해 접하면서 였는데, 이 책을 통해서 내가 그동안 일하던 태도를 반성하기도 하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물론 이 책 이전에도 나에게 영향을 준 책들은 꽤 있지만.
유튜브나 책, 자기계발에 대한 내용을 접하면서 가장 안타까운 것 중 하나는 어린시절 이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어른이나 친구가 없었다는 것. 그래서 아까운 곳에 젊은 날의 소중한 시간을 허비했다는 것. 물론 지금이라고 그렇게 빡빡하고 열정적인 삶을 사냐 묻는다면 떳떳하게 대답할 수는 없지만, 어렸을 때 이런 것들을 알았더라면 삶의 방향성이 조금은 달랐을 수 있었을 것이고, 시간을 아무렇게나 허비하진 않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아주 늦지는 않은 나이에 책을 가까이 하기위해 노력하고 내 마인드를 바꾸기 위해 노력중인 것을 대견하게 여기고 싶다. 글이 딴길로 많이 샌 것 같은데 1부를 읽으면서 계속 든 생각은 이 책을 고등학생이던 과거의 나에게 선물하고 싶다는 것이었는데, 욕설이 많긴 하지만 고등학생 정도라면 수험공부보다도 이 한권의 책이 인생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도 같다.
<2부. 부자로 가는 길목에서>에서는 돈이 어떤 힘을 가지고 있는지, 왜 평등할 수 없는지,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 지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돈 벌고 싶어지고, 아끼고 싶어지고, 부자가 되고 싶었다.
그리고 가난과 가난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가난이 세습되는 일곱가지 이유가 참 마음이 아팠다. 이 책을 읽는 누군가에게는 너무나도 현실적인 냉혹한 현실일테니까. 나도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고 자라왔는데, 어느정도 그 상황때문에 주눅들고 의기소침했지만 지역 전체가 부유하지는 않다보니 비교하고 슬퍼했던 기억은 없는 편이다. 다행인건가?
내가 처했던 환경이 책에서 말하는 극단적인 상황과는 많이 다르지만 어느정도 공감대가 형성되다보니, 책에서 말하는 가난의 대물림에 처한 사람들이 세이노의 현실적인 조언을 듣고 위로를 얻어, 행동으로 실천해서 성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내가 나에게 보내는 응원일지도. 유년시절에 겪은 많은 불우한 일들 때문에 형성되는 성격, 생각 등이 부정적일 수도 있고, 학습된 무력감 때문에 남들보다 노력하는 것이 몇 배는 힘들고, 다시 심연속으로 가라앉을 수 있겠지만 이 책을 읽는 소수의 사람들 만이라도 힘을 내서 이겨내길 진심으로 응원하고 싶다.
<3부. 삶의 전반에 조언이 필요할 때>에서는 좋은 의사, 변호사 고르는 법, 법은 어느정도 지켜야 하는지 등 실생활에서 가장 필요할 것 같은 이야기들이 많이 담겨있다.
마케팅이나 광고에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되면서 저명한 의사나 약사도 대부분은 장사꾼이구나 라는 생각, 일부 동네 의사들은 그냥 항생제나 똑같이 처방해 주는구나 라는 생각을 최근들어 자주하곤 했는데 이런 생각이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아, 사회적으로 그들을 인정하는 지위는 높지만 개개인의 능력치에 따라 일부는 생각보다 별볼일 없는 사람일 수 있구나. 값비싼 돈으로 그들의 신뢰를 사고도 억울한 일을 당할 수 있겠구나. 내가 먼저 많이 알아야 하는구나.
이 책을 읽은 얼마 뒤, 뉴스에서 변호사가 잠수타고 의뢰인을 만나주지 않으며, 마지막까지 코로나라는 거짓말로 의뢰인을 피해 이슈화 된 사건을 접했는데 더욱 책에서 말한 현실적인 조언이 피부로 가까이 다가왔다. 미래에 저 피해자가 내가 아닐 거라는 보장은 없구나. 이런 조언은 가까운 어른에게서도 얻기 힘든 것인데 이렇게 책으로라도 접할 수 있으니 너무 감사했다.
하지만 법과 관련된 부분이나 책에는 이야기 할 수 없어 담지못한 이야기들은 나에겐 어려운 부분이었다. 쓰레기하나 바닥에 버리기 어려워하고, 무단횡단도 힘들고, 인도가 불편하더라도 자전거 도로를 막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FM 인생을 살고있는 나로서는 그저 그런 행동들이 대단하다고는 느껴졌지만 나와는 많이 다르구나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였다.
여전히 이 책을 읽으면서 어느 누군가는 그 시절에 태어났으니 가능했던 이야기지, 꼰대처럼 이야기하네와 같은 생각을 할 수 있을 것도 같다. 하지만 저자가 정보도 귀한 그 시절에 외환위기를 이용해서 돈을 번 이야기, 지금이여도 큰 금액인 빛들을 온전히 갚아낸 이야기는 정말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될만한 내용인 것 같다.
이 책의 가장 마지막 페이지에는 3년 뒤 저자와의 만남을 약속하는 페이지가 있는데 많은 이들에게 동기가 부여될 것 같다. 나만 하더라도 이런 마인드를 가진 부자를 실제로 만나보고 싶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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